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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2011.9.6 예기치 않을 때 들이 '닭'친 닭.











'택배 왔습니다-'


하고 온 뭔가 수상한 커다란 스티로폴로 되어 있는 상자.
추석선물이겠거니 하면서 칼로 테이프를 뜯으면서 뭐지 한우? 생선? 같은건가 하고 생각 하고 열었더니
뜬금없이 들이 닭친 1.2kg의 거대한 백숙용 닭 두마리가 아이스 팩 사이로 새초롬한 자태로 나를 맞이했다.
제주도에서 키운 뭐 무항생제 유기농 어쩌구 저쩌구 하는 좋은 닭이라고 자신을 설명하면서.

.....

초복 중복 말복 다 지나고 쌀쌀해진 날씨 를 뒷북을 치는 이 닭들을 보관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어찌어찌 해서 냉장고 자리 하나 내보긴 했지만 한 마리는 당장 처리해야 할판.
뭔가 비싸보이고 있어보이는 이 닭을.... 왠지 좀 아깝긴 하지만 오븐 구이 통닭을 해보기로 하고
급조된 요리는 그렇게 시작 되었다.














급조된 요리인 만큼 어쩌리 하면서 우왕좌왕 하고 있다가 일단 먼 곳에 온 손님을 목욕 시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냉장고에 좀 남아있던 우유를 아낌없이 콸콸콸 붓고

그옆에 누가 마시다 남았는지 모르는 이슬이도 콸콸콸 부어 준다음 담궈 놓았다.







튀긴 칡힌 이라면 염지를 해야 하지만, 오늘은 굽기에- 시즈닝? 이라고 해야하나?

파슬리,오레가노 같은게 필요 하지만 - 없으니 급조된 재료

바질, 허브소금, 왕소금, 강황을 넣어 주었다. 염지든 뭐든 소금은 꼭 왕소금을 넣어야 제맛이 난다.





원래 대로라면 한 3시간에서 하루 나절? 정도 숙성 시켜야 하지만 오늘은 무조건 인스턴트- 급조된 요리가 컨셉인 만큼

한 시간 정도 숙성 시켰다.





아, 생각해보니 안에 시즈닝 바르고 마늘 넣어 마늘이 나오지 않도록 꼬매 두었다.






오븐을 예열하고 있는동안 거에 올리브유를 발라주었다.

평소같으면 겉은 타고 속은 안 익는 오븐을 믿을 수 없어 다른걸로 대체하지만 오늘은 오븐 밖에 믿을 수 밖에 없기에...

어쩔수 없이 초초한 마음으로 오븐을 믿기로 했다.







플래시 터트린데다가 위에가 살짝 타긴 해서 비주얼이 좀 별로지만 실물은 오오 그럴싸 한데...

기름도 많이 빠졌다.






가슴살만 쏘옥 발라 놓고 ㅋㅋ

요리는 급조한 요리 치곤 괜찮았다. 그리고 토종닭의 위엄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재료가 좋아서 그런가

육질이 정말 깃쫄깃쫄.

다음에 만약 다시 시도한다면 급조하지말고 본격적으로 준비해서 해볼 정도로 성공이다.

요걸로 저녁을 맛있게 냠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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